[단계별]시스템 없이 사람만 늘렸을 때 벌어지는 일들

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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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늘렸는데, 왜 대표만 더 바빠졌을까

소규모 팀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시점은 ‘사람을 처음 늘릴 때’입니다. 혼자 할 때는 분명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내가 기획하고, 내가 결정하고, 내가 처리하면 되니, 바쁘긴 해도 일의 과정은 단순했습니다. 그런데 일을 더 잘 나누고 싶어서 알바나 프리랜서를 쓰기 시작하면 이상한 현상이 생깁니다. 대표는 일을 덜어내려고 사람을 썼는데, 정작 대표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지고 신경 써야 할 일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 드는 거죠.

특히 1인 기업에서 정규직을 채용하기 전에, 알바나 프리랜서와 원격으로 일을 나눌 때 이 문제가 먼저 터집니다. 카톡, 줌, 이메일, 구두 지시가 뒤섞인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런 일이 반복됩니다.

“이 얘기 저번에 하지 않았나?” “이 업무, 분명 내가 말하긴 했는데 어디까지 진행됐지?”

똑같은 설명을 다시 꺼내야 하고, 분명 얘기했던 업무가 어딘가에서 빠져버립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사람을 잘못 뽑았나? 이 친구가 덜 꼼꼼한가?” 처음에는 사람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혼자 운영하던 한 대표도 이 과정을 그대로 겪었습니다. 혼자 일할 땐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일이 많긴 했지만, 어차피 모든 정보가 대표 머릿속에만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기억만 잘하면 어떻게든 굴러갔습니다. 그런데 일을 나누려고 사람을 쓰는 순간부터 이상한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일을 할 때는 솔직히 내가 이 일에 대해서도 막힌다고 하더라도, 못 믿는 부분들이 있어요. 이 친구가 이 정도의 퀄리티를 해줬으면 좋겠는데에 대한 기대는 높은데, 그거를 조율하는 과정들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서로 손발을 맞춰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기는 해요.”

대표가 느끼는 피로는 단순히 ‘사람이 일을 못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기대 수준을 맞추는 데 드는 대화, 이미 한 말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시간, 막연한 요청을 구체적인 업무로 바꾸는 과정이 전부 대표 쪽에서 처리되고 있었던 겁니다. 즉, 사람을 늘렸는데도 여전히 대표가 모든 연결고리를 머릿속에서 붙들고 있어야 하는 구조였던 거죠.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데, 자꾸 ‘사람 탓’으로 돌리게 되는 이유

처음에 대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친구랑은 손발이 잘 안 맞네. 다음에는 더 책임감 있는 사람을 뽑아야겠다.” 실제로 사람을 바꿔 보기도 합니다. 한 번은 알바, 그 다음에는 다른 프리랜서, 또 다른 파트너.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을 바꿨는데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됩니다.

대표 입장에서는 “또 비슷한 지점에서 구멍이 난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을 잘한다고 들은 사람인데도, 막상 같이 일을 시작하면 업무가 중간에 끊기거나, 이미 했던 말이 다시 질문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 정도면 좋은 사람을 찾는 게 더 문제 아닌가?” “역시 믿고 맡길 사람 찾기가 제일 힘든 일이지.”

알바를 새로 뽑았던 한 대표도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친구가 덜 꼼꼼한 것 같다. 손발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을 바꾸는 걸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간을 두고 들여다보니, 문제의 중심에는 ‘사람’이 아니라 ‘방식’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을 데려와도 반복해서 문제가 생기는 구조였던 거죠. 그래서 사람을 바꿔도 반복된다면, 개인의 역량보다 먼저 업무 프로세스가 ‘문서로 고정되어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고객사 이 대표는 뒤늦게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일을 진행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주요 업무를 모아두는 공간, 업무 요청을 남기는 방식,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기준을 시스템 안에 옮겨 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시스템 안에서 진행을 하니까 서로 적응하기가 좀 더 편해지더라고요.”

함께 일하는 알바는 이전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제가 알바로 같이 하고 있는데, 제가 2월부터 지금까지 쭉 같이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친구였어요. 근데 스타트업에서는 시스템이 없어서, 진짜 그냥 말만 하면 계속 프로젝트가 바뀌고, 그리고 체계가 없으니까 자꾸 일을 하다가 중단하는 곳도 많고. 그리고 처음에 했던 말과 또 달라져서, 계획을 잡고 그거를 적어놓고 해도 다 무용지물이었어요. 실제로 도움이 안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드러납니다. 이 직원이 이전 회사에서 느꼈던 건 “열심히 일해도, 일하는 기준이 계속 바뀌고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적어두어도, 그게 실제 일하는 방식과 연결되지 않으면 “어차피 소용없는 기록”이 됩니다. 그래서 일을 많이 했는데도, 늘 “뭘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 속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 안에서 일해보니, 이 직원은 완전히 다른 말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고 하게 지내는데, 이거 보니까 아, 이게 일하는 방식이네요 하더라고요.”

같은 사람인데, 회사에 따라서 ‘일 못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일을 제대로 배워가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차이는 개인의 능력보다, 일하는 방식을 잡아주는 시스템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갈립니다. 대표 입장에서 보면, 이건 더 이상 “좋은 사람을 찾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사람이 들어와도 길을 잃지 않게 해줄 기준이 준비되어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같은 설명을 반복하고 있다면,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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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있으면 실제로 뭐가 달라지는가

그럼 시스템을 도입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위 사례를 바탕으로, 소규모 팀에서 특히 많이 겪는 문제들을 기준으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똑같은 얘기를 여러 번 해야 하는 문제가 줄어든다

사람을 쓰기 시작하면 대표가 가장 먼저 느끼는 피로가 바로 이것입니다. “설명 한 번 했던 걸 또 설명해야 하는 상황.” 대표 입장에서는 이미 말했던 내용을 반복하는 시간이 제일 아깝습니다. 특히 원격으로 일할수록, 대화는 기록처럼 남지 않고 그때그때 흘러가 버리기 쉽습니다.

시스템이 없을 때는, 설명이 모두 ‘대화’에 머뭅니다. 카톡, 전화, 줌, 면대면 대화 안에만 존재합니다. 기록이 없고, 기준이 없고, 다시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사람이 바뀌거나 시간이 지나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합니다. 같은 프로젝트라도, 사람만 바뀌면 설명이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반대로 시스템이 있을 때는, 대표가 한 번 얘기해서 남긴 설명이 기준이 됩니다. 업무 요청을 남기는 페이지, 업무 절차 페이지, 자주 나오는 수정 기준이 쌓여 있는 공간이 있으면, 새로운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선 여기부터 차례로 보면서 시작해보자. 이걸 보고 나서 생기는 질문만 물어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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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실시간으로 반복 설명하는 대신, 시스템이 대표의 기준을 대신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같은 질문이 나와도, 대답은 “그 내용은 여기 이 페이지 하단에 있어.”로 바뀝니다. 질문이 나올수록 시스템 안의 설명은 조금씩 더 구체화 되고, 어느 시점부터는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이걸 먼저 보고 시작한다”는 업무 매뉴얼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대표는 ‘설명자’에서 ‘기준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이동합니다. 똑같은 얘기를 또 해야 하는 일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2. 업무를 놓치는 일이 줄어든다

소규모 팀이 가장 불안해하는 지점은 ‘업무 누락’입니다. 카톡으로 흘러간 요청, 한 번 말하고 끝난 지시, 급하게 처리한 뒤 어디에도 남지 않은 결정들. 이런 것들이 쌓이면, 대표 머릿속엔 늘 이런 불안이 남습니다. “혹시 내가 잊고 있는 일이 있는 건 아닐까?”

톡방에서 모든 업무를 주고받을 때의 문제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대화만 보이기 때문에 ‘전체 맥락’을 놓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어떤 요청이 있었는지, 누가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이 일이 어느 프로젝트의 일부였는지를 다시 따라가려면 일일이 대화를 스크롤해야 합니다.

특히 카톡이나 메신저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집니다.

• 업무 대화 사이에 사소한 잡담이 섞여서, 중요한 요청이 묻혀버린다.
• 급하게 처리해 달라는 메시지가 여러 개 한꺼번에 쌓여서, 어느 것이 먼저였는지 헷갈린다.
• 대표가 바쁜 시간에 들어온 요청은 ‘나중에 봐야지’ 하고 넘겼다가, 그대로 사라진다.

반면, 시스템 안에서는 각 업무가 ‘페이지’나 ‘태스크’ 단위로 쌓입니다. 어떤 요청이 언제 들어왔는지, 누가 담당인지, 지금 어디까지 되어 있는지, 어떤 프로젝트와 연결되어 있는 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카톡처럼 흘러가 버리지 않고, 끝날 때까지 남아 있는 단위가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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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시스템에 접속했을 때 보는 화면도 달라집니다. “어제 톡방에 뭐가 왔더라?”를 떠올리며 스크롤하는 대신, 오늘 확인해야 할 업무 목록을 기준으로 봅니다. 마감일이 임박한 업무, 대표 피드백이 필요한 업무, 진행이 멈춰 있는 업무를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표가 하는 일도 바뀝니다. “혹시 빠뜨린 게 있나?”를 걱정하며 대화를 뒤로 넘겨보는 대신, 시스템에 들어가 오늘 확인해야 할 일만 차례대로 보면 됩니다. 업무를 놓치는 일이 줄어들수록, 대표의 결정도 더 차분해지고 정확해집니다. 직원 입장에서도, “이 요청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안정감을 갖고 일할 수 있습니다.

3. 대표의 시간을 실제로 아낄 수 있다

많은 대표가 사람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내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 그런데 시스템 없이 사람만 늘리면, 오히려 대표의 시간이 더 잘게 쪼개집니다. 틈날 때마다 카톡 확인, 수시로 들어오는 질문 답변, 갑자기 튀어나오는 요청들의 연속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표가 하루를 돌아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루 종일 뭔가 답만 하다가 끝난 것 같다.” 정작 대표가 해야 할 중요한 결정, 장기적인 기획, 매출을 직접 움직이는 일은 자꾸 뒤로 밀립니다. 사람을 늘렸는데도, “결국 나는 더 바빠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입니다.

시스템을 도입한 대표 사례에서 달라진 지점은, ‘대표의 하루’가 아니라 ‘피드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수시로 답해야 하는 구조에서, 대표가 가능한 시간에 모아서 확인하는 구조로 바뀐 겁니다.

업무 요청은 그때그때 처리해야 하는 신호가 아니라, 업무 요청 페이지에 쌓이는 항목이 됩니다. 직원은 본인이 일하다 막히는 지점을 그 페이지에 남기고, 대표가 접속했을 때 한 번에 피드백을 받습니다. 콘텐츠 기획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바로 판단을 요구하는 대신, 기획 페이지에 정돈된 상태로 쌓이고, 대표가 정해진 시간에 모아서 검토합니다. 일정 역시 알림에 끌려다니는 형태가 아니라, 대표가 접속했을 때 그날 확인해야 할 일정만 볼 수 있는 구조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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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이나 알바, 프리랜서를 온보딩할 때도 같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시스템이 없을 때는, 대표가 직접 붙어서 하나하나 구두로 설명해야 합니다. 사람 한 명을 쓸 때마다 대표가 다시 ‘교육 담당자’가 되는 구조죠. 반대로, 시스템 안에 기본적인 업무 절차와 기준, 자주 나오는 질문과 답변이 한 번에 볼 수가 있으면, 새로운 사람은 그 기준부터 보고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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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시간은 “처음부터 다 알려주는 시간”이 아니라, “기존의 기준을 보완하는 시간”으로 바뀝니다. 이렇게 바뀐 시간 쓰임은 대표의 체력과 집중력을 다른 곳에 쓸 수 있게 해줍니다. 단순한 설명, 반복되는 안내, 사라지는 지시 대신, 앞으로 회사를 어디로 끌고 갈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됩니다.

대표에게 지금 정말 필요한 것

많은 대표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만 잘 뽑으면 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채용 공고를 더 정교하게 쓰고, 인터뷰 질문을 더 꼼꼼하게 준비하고, 후보를 비교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물론 사람을 잘 뽑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위 사례들이 보여주는 건 조금 다릅니다.

사람을 아무리 바꿔도 해결되지 않던 문제가, 일하는 방식을 담는 시스템이 도입되자 비로소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같은 사람이, 다른 구조 안에서 전혀 다른 퍼포먼스를 내기 시작한 거죠. 대표가 느끼는 피로의 상당 부분은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 ‘일의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결국 소규모 팀, 특히 1인 기업에서 사람을 처음 늘리려는 대표에게 지금 진짜로 필요한 것은, ‘사람 하나를 기가 막히게 잘 뽑는 능력’이 아닙니다.

대표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한 번 정한 기준과 방식을 시스템 안에 남길 수 있는 구조.

다시 말해, 대표가 매번 말로 붙잡고 있던 것들을, 대표 대신 기억해주고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알바든 프리랜서든, 새로운 직원이든, 어떤 사람이 들어오더라도 같은 기준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표의 머릿속에만 있던 ‘이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이 공간과 기록 안으로 옮겨져야, 사람을 더해도 회사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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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늘릴지 말지를 고민하는 단계에 있다면, “누굴 뽑을까?”보다 먼저 이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이 구조에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대표의 머릿속을 보지 않고도 일을 따라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라고 말하기 어렵다면, 지금 대표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채용이 아니라, 대표의 생각과 기준을 담아둘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사람을 데려오기 전에, 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방식을 먼저 준비하는 일. 그게 소규모 팀이 인원을 늘리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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